# 웃음 사례
아래에 여러 가지 '웃음'과 관련된 사례들을 소개한다.
1. 최근에 윌 스미스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사람들을 놀라게 한 행동을 한 적이 있었다. 크리스 락이 시상식 도중에 윌 스미스의 부인의 약한 부분(Weak Point)을 희화화하였다. 윌 스미스는 처음에는 의례히 웃었지만, 부인의 표정을 본 이후 시상식 앞으로 나가서 크리스 락의 뺨을 때렸다. 이후, 윌 스미스는 뺨을 때리는 장면이 희화화되었다.
2. 대한민국의 가수 비는 '깡'이라는 곡을 발표했었다. 이 곡은 처참하게 망했다. '월드 스타'라는 수식어가 줄곧 붙은 비의 추락을 반기는 어떤 이들도 있었으며, 그의 추락이 안타까워 그가 어떤 점을 개선하면 좋을지 분석하는 댓글들도 많았다. 시간이 지나자, 그를 놀리는 (희화화하는) 분위기가 유행이 되었고, 이를 비는 놓치지 않았다. 그는 스스로 그를 '광대'라고 부르면서 그의 추락을 통해 웃음을 주며 '대인배'소리를 듣게 되었다.
3. 개그콘서트에서 오래된 캐릭터들이 많다. 그중에 '돼지', '바보'와 같은 다양한 캐릭터 들이 있다. 이러한 캐릭터는 스스로의 약한 부분(Weak Point)를 드러내어 웃음을 유발하고, 웃음을 얻는 것에 있다. 그들은 기꺼이 그들의 허점을 드러내고 그 허점을 사람들이 짚어줌으로써 웃음의 대상이 되고, 이를 통해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기도 한다.
4. 예전에 활발히 활동했던 '휴 그랜트'는 자기 자신을 낮추는 유머로 유명했다. 이런 유머를 Self-deprecating Humour라고 명명하기도 한다.
5. SNL이라는 프로에서 연예인들의 다양하게 등장하는데, 그 중 몇몇은 '이미지 탈바꿈'을 위해서 나오곤 한다. 과거 자신이 했던 실수를(Weak Point) 스스로 언급하거나 조롱함으로써 사람들에게 '대인배' 혹은 '탈바꿈'과 같은 이미지를 심어주게 된다.
# 웃음 요소 및 분석
위에서 언급한 사례들을 보면 유머를 일으킬 때 여러 가지 요소가 있다.
1. 사람 A
2. 사람 A의 Weak Point(실수, 약점 등)
3. 사람 B
이러한 요소를 [A,A의 Weak Point, B]로 표현하겠다. 이러한 요소로 위의 스토리를 분석하면 아래와 같다. 여기에서 핵심이 되는 Weak Point를 드러낸 사람을 화살표로 표시하겠다. [A -> A의 Weak Point, B] 혹은 [A, A의 Weak Point <- B]
1. [와이프, 와이프의 WP <- 크리스 락], [윌 스미스, 윌 스미스의 실수 <- 시청자]
2. [비, 비의 추락 <- 시청자] 이후에 [비 -> 비의 추락 , 시청자]
3. [캐릭터 -> 캐릭터 단점, 시청자]
4. [휴 그랜트 -> 본인 단점, 상대방]
5. [연예인, 본인 단점 <-시청자] 이후에 [연예인-> 본인 단점, 시청자]
#약점을 노출한다는 것
정글 속에서 사파리의 초원에서 동물들은 서로의 약점을 노출하지 않는다. 약점을 노출하는 것은 즉 죽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같은 종일 때 늑대와 같은 경우는 드러누워 배를 보이는 행동을 하는 등 복종의 의미로 약점을 노출하기도 한다.
우선 '약점'이 반드시 '치명적 약점'이 아니라는 점을 앞서 말한다. '약점'은 장단점에서 부족한 부분이기도 하지만, 범죄와 같은 도저히 어느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는 범범 행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날 때 서로 약점을 노출한다는 것은 어떤 약점을 노출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다가올 수 있다. 치명적인 약점이 아닌, 나의 약점(혹은 인간미)을 노출하면 경계심을 풀게 만든다. 스스로 상대방보다 낮은 위치에 놓는 모습을 통해서 동등한 인간으로서의 인정 혹은 낮출 수 있는 사람 혹은 자신이 더 높은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을 주게 된다.
약점을 노출하는 점은 반드시 유머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이는 약점의 정도에 따라 '반성과 용서'를 보여주기도 한다. 사사로운 약점의 노출은 상대방에게 경계심을 풀게 만들지만, 치명적 약점의 노출은 자성을 위하거나 용서를 구한다. 어느 정도의 약점을 노출하느냐에 따라 그 의도가 달라진다.
# 탈출구로서의 약점 노출
개그맨은 '적극적 약점의 노출'이었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연예인들은 이 모든 게 '비 자발적 탈출구'였다. 연예인들은 사람들의 호감을 사기 위해 스스로를 낮은 위치에 놓고 스스로를 조롱의 위치로 내려놓는다. 사람들은 조롱을 하면서 '대인배'라고 여기게 된다. 개그맨들은 '자발적으로 개그'를 하기 위해 약점을 노출했지만, 연예인들은 대부분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약점을 '개그화'한 것이다. 좋은 전략이지만, 스스로에게 준비되지 않았다면 그야말로 뼈아픈 전략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스스로의 반성이 이루어진다면, 이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다.
# 밈 문화, 조롱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문화
추가로 언급하자면, 윌 스미스를 희화화하는 밈 문화는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상대방의 실수(약점)를 조롱하는 것은 그를 '단점을 가진 어쩔 수 없는 한 인간'으로 보지 않는다는 시각이기에 가능하다. 그와 그 와이프의 아픔에 그 아무도 공감하지 않고 단지 웃음거리로 타자화 시키는 점은 그를 공감하고 이해해 줄 어떤 한 사람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면 '너는 웃지 않았냐?'라 할 수 있겠다. 맞다. 나도 웃음이 났다. 그러나 마음 한 켠에는 씁쓸한 마음이 가시지 않아서 이렇게 글을 남기게 되었다. 또한 이럴 수 있다. '우리는 과연 어디에 웃을 수 있느냐? 이제 웃음이 없는 세상이 기다린다'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맞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너무도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우리 인간은 상대방의 단점이 드러나는 부분에서 재미를 느끼나 보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개그의 발전을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 생각지도 못한 반응에 재미를 느끼기도 하고, 합을 맞춘 듯 이뤄지는 티키타카 속에서도 재미를 느끼기도 한다. 웃찾사 개그맨이었던 이재형은 그래서 그의 웃음관을 이렇게 이야기한다. 남을 깎아내리지 않는 '착한 개그'를 원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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