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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내리기

하기 싫은 일

1.

십자가 사건은 이를 보낸 아버지에게 극심한 슬픔의 사건이었다. 아들이 침례를 받으실 때, 하늘이 갈라지면서 소리가 나기를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막 1:11)'며 그 마음을 고백하셨다. 그렇게 사랑하고 기뻐하는 아들을 그 아버지는 죽음으로 몰아내셨다. 사랑했는데 철저히 고통받게 하셨다.

 

2.

십자가 사건은 보냄을 받은 아들에게도 크나큰 슬픔의 사건이었다. 요한복음 17장에서 그는 아버지에게 자신에 관한 기도를 올리신다. 때가 이르렀사오니, 즉, 십자가를 지는 시기가 다가왔으니 자신을 영화롭게 해 달라 기도하신다. 자신이 아버지의 뜻을 이루는 것으로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해달라고 하신다. 그는 끝까지 '십자가의 잔'을 들고 씨름하시고 고뇌하셨다. 그는 땀이 피가 되도록 고뇌하셨다. 그는 아버지와의 단절로 오는 고통을 끔찍이도 고통스러워하셨다.

 

아들을 사랑하는 아버지, 그리고 아버지를 사랑한 아들. 아버지는 아들에게 어찌보면 너무나 가혹해보이는 죽음을 요구했고, 아들은 너무나 고통스러울 것을 알면서도 뜻을 따랐다. 그들은 사랑한다면서 왜 이렇게 슬픈 일을 자행하셨을까?

 

 

사랑하는 존재를 위해 어떤 것까지 할 수 있는가?

 

 

 

3.

아들은 무엇보다 하나님을 너무 사랑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으신 사람을 너무 사랑했다.

 

4.

아버지는 무엇보다 아들을 너무도 사랑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으신 사람을 너무 사랑했다.

 

5.

그들은 '그들의 것'이 차마 진흙더미에서 돼지들이 먹는 주엄 열매를 주어먹는 모습을 볼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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